버크셔 14분기 만의 순매수, 버핏이 안 산 주식을 후임이 샀다. 버크셔해서웨이가 2026년 2분기에 주식을 198억 달러(약 27조 9천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14개 분기 연속 이어지던 순매도가 끝났다. 그리고 그 절반인 100억 달러가 알파벳 한 종목으로 들어갔다.

14개 분기 동안 쌓기만 하던 현금이 처음으로 줄었다
출처: Atomic 경제 (참고: 버크셔해서웨이 2026년 2분기 10-Q)
버크셔해서웨이 2분기 실적, 왜 이번이 특별한가
이번 보고서가 특별한 이유는 숫자 자체가 아닙니다. 워런 버핏이 CEO가 아닌 상태로 나온 첫 온전한 분기 보고서라는 점입니다.
버핏은 2026년 1월 1일자로 CEO 자리를 그레그 에이블에게 넘기고 회장으로 물러났습니다. 1965년 버핏이 경영권을 잡은 이래 61년 만의 최고경영진 교체였습니다. 시장의 질문은 그때부터 딱 하나였습니다. "저 어마어마한 현금 더미를 후임은 어떻게 쓸 것인가."
버핏은 마지막 3년 동안 주식을 팔기만 했습니다. 시장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판단이었고, 그 결과 현금은 사상 최대로 불어났습니다. 저희가 버핏의 14분기 연속 순매도가 보내는 신호를 다뤘던 것이 바로 그 국면이었습니다. 이번 분기는 그 흐름이 정확히 반대로 꺾인 첫 분기입니다.
14분기 연속 순매도가 끝났다
2분기에 버크셔는 주식을 235억 달러어치 사고 37억 달러어치 팔았습니다. 차액이 198억 달러 순매수입니다. 2022년 이후 처음으로 파는 쪽이 아니라 사는 쪽에 섰습니다.

매입 235억 달러에서 매도 37억 달러를 빼면 순매수 198억 달러가 된다
출처: Atomic 경제 (참고: 2026년 2분기 10-Q)
현금도 함께 줄었습니다. 3월 말 사상 최대였던 3,974억 달러가 6월 말 3,655억 달러로 내려왔습니다. 약 45조 원이 빠져나간 셈이고, 현금이 감소한 것은 약 4년 만입니다.
| 항목 | 2026년 1분기 | 2026년 2분기 | 변화 |
|---|---|---|---|
| 주식 순매수·순매도 | 순매도 | 순매수 198억$ | 방향 전환 |
| 현금·단기국채 | 3,974억$ | 3,655억$ | −319억$ |
| 자사주 매입 | 2.35억$ | 45.3억$ | 19.3배 |
다만 여기서 수치 하나는 출처마다 갈립니다. 1분기 현금 기준치를 3,974억 달러로 잡는 곳과 3,802억 달러로 잡는 곳이 있습니다. 집계 범위(보험·기타 부문만 볼 것인가, 철도·유틸리티까지 합칠 것인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감소율은 4~8% 사이로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하지만 방향, 즉 "4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는 사실은 어느 기준으로 보든 같습니다.
알파벳 100억 달러, 그리고 이름 없는 135억 달러
순매수 198억 달러의 절반가량인 100억 달러(약 14.1조 원)가 6월에 알파벳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한 방으로 알파벳은 셰브론을 밀어내고 애플·아메리칸익스프레스·코카콜라·뱅크오브아메리카와 함께 5대 보유종목에 올랐습니다.
정유회사가 빠지고 검색·클라우드 회사가 들어왔습니다.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이 석유에서 기술로 한 칸 옮겨간 것이고, 이건 상징이 아니라 실제 자금의 이동입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건 나머지입니다. 매입 총액 235억 달러에서 알파벳 100억 달러를 빼면 135억 달러(약 19조 원)가 남습니다. 이 돈이 어디로 갔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2분기 주식 매입 235억 달러 가운데 135억 달러의 행선지는 아직 이름이 없다
출처: Atomic 경제 (참고: 10-Q 및 8월 14일 13F 공시 예정)
분기 보고서(10-Q)는 상위 5개 종목까지만 밝힙니다. 전체 보유 내역은 8월 14일에 제출되는 13F 공시에서 드러납니다. 13F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관투자자가 분기 종료 후 45일 안에 미국 주식 보유 내역 전부를 신고해야 하는 서류입니다. 딱 나흘 뒤입니다.
자사주 매입 19배, 그런데 기대치의 절반
2분기 자사주 매입은 45.3억 달러(약 6.4조 원)였습니다. 1분기 2.35억 달러의 19.3배이고, 최근 5년 안에서 가장 큰 분기 규모입니다. A주 478주를 3.5억 달러에, B주 860만 주를 42억 달러에 사들였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기사가 지나친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 결정 권한이 이제 CEO에게 있다는 서술입니다. 회장(버핏)과 협의는 하지만, 방아쇠는 에이블이 당깁니다. 그러니까 이 45억 달러는 새 CEO가 "우리 주가는 싸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과 같습니다.
다만 시장 기대에는 못 미쳤습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이번 분기 자사주 매입을 110억 달러까지 예상했습니다. 실제는 45억 달러, 절반도 안 됐습니다. 역대급 규모이면서 동시에 기대 이하인, 이중적인 숫자입니다.
순이익 107% 급증은 착시입니다
헤드라인만 보면 굉장합니다. 순이익 256.7억 달러(약 36.2조 원), 전년 동기 대비 +107%. 두 배가 넘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 증가분의 대부분이 보유 주식의 평가이익 127억 달러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판 게 아니라, 6월 30일 종가로 계산했더니 장부상 그렇게 늘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본업의 체력은 영업이익으로 봐야 합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30억 달러(약 18.3조 원), 전년 대비 +16%입니다. 두 배가 아니라 16%. 이게 진짜 숫자입니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헤드라인이 주는 인상과는 온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사업부문 — 실물은 좋고 보험은 약하다
버크셔는 보험·철도·에너지·제조·소매를 다 갖고 있어서, 실적이 미국 경제의 축소판처럼 읽힙니다. 이번 분기 부문별 성적표는 이렇습니다.

제조·에너지·철도는 좋았고 보험은 두 항목 모두 뒷걸음쳤다
출처: Atomic 경제 (참고: 2026년 2분기 10-Q 부문별 실적)
| 부문 | 2분기 실적 | 전년 대비 |
|---|---|---|
| 제조·서비스·소매 | 44.7억$ | +24% |
| 버크셔해서웨이에너지 | 8.91억$ | +27% |
| BNSF(철도) | 15.6억$ | +6% |
| 보험 인수이익 | 17.3억$ | −13% |
| 보험 투자수익 | 30.6억$ | −9% |
제조·에너지·철도가 동시에 좋다는 건 미국 실물 경제가 견조하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보험은 인수이익과 투자수익이 두 분기 연속 함께 내려갔습니다. 업계 요율 경쟁이 붙었다는 뜻입니다.
이 대목을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보험은 버크셔 투자 실탄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가는 시장에 10%p 뒤지고 있습니다
실적은 두 배로 늘었는데, 주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 구분 | 8월 7일 종가 | 연초 대비 |
|---|---|---|
| 버크셔 A주(BRK.A) | 780,086$ | +3.35% |
| 버크셔 B주(BRK.B) | 521.80$ | +3.81% |
| S&P500 | — | +13.37% |
격차가 10%p입니다. 해석은 갈립니다. 시장이 '버핏 프리미엄'을 빼고 있다고 읽을 수도 있고, AI·기술주가 주도하는 장에서 보험·철도 중심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읽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시장 전체의 온도가 궁금하다면 하반기 미국 증시 전망을 함께 보시면 맥락이 잡힙니다.
회의적인 시각도 분명히 있습니다. 버크셔 주주인 룬치스자산운용의 폴 룬치스 대표는 "지금처럼 시장이 활황일 때 에이블이 큰 거래에 나서긴 어려울 수 있다"며 사모시장과 주식시장 모두 가격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실탄이 남아 있다고 해서 쏠 수 있는 국면은 아니라는 겁니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는 AI 버블 논쟁과 ROI 갭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미국 밖에서도 지표와 체감이 벌어지는 현상은 월스트리트와 메인스트리트의 역설에서 정리한 바 있습니다.
참고로 인수합병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1월에 옥시켐을 94억 달러에, 7월 24일에 테일러모리슨홈을 68억 달러에 인수 완료했습니다. 테일러모리슨은 7월 완료라 2분기 말 현금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3분기에 현금이 한 번 더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한국 투자자가 실제로 확인할 것

국내에서 버크셔에 접근하는 경로와 세금 구조
출처: Atomic 경제 (참고: 국세청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기준)
첫째, A주는 사실상 못 삽니다. A주 1주가 78만 달러, 8월 10일 환율(1달러 = 약 1,410원) 기준 약 11억 원입니다. 반면 B주는 521.8달러, 약 73만 6천 원이면 1주를 살 수 있습니다. A주와 B주의 가격 차이는 약 1,495배입니다. 국내 증권사 해외주식 계좌로 접근한다면 실질적인 선택지는 B주(BRK.B)입니다.
둘째, 버크셔는 배당을 주지 않습니다. 1967년 딱 한 번 이후 지금까지 무배당입니다. 번 돈을 배당으로 나눠주지 않고 전부 재투자하는 것이 이 회사의 자본배분 철학입니다.
이게 한국 투자자에게는 세금 구조를 바꿉니다. 배당이 없으니 배당소득세 15.4% 원천징수가 없고, 금융소득종합과세 합산 대상도 되지 않습니다. 대신 팔아서 이익이 났을 때 해외주식 양도소득세가 붙습니다. 연간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차익에 22%(양도세 20% + 지방소득세 2%)이고, 다음 해 5월에 신고·납부합니다. 배당 중심 종목과 세금이 걸리는 시점 자체가 다르다는 점은 고배당주 분리과세 정리와 비교해 보면 선명합니다.
셋째, 환율이 수익률의 절반을 만듭니다. 달러로 3% 올라도 원화가 5% 강세면 원화 환산 수익은 마이너스입니다. 해외주식은 언제나 종목 판단 + 환율 판단이 겹칩니다. 환율 방향에 대한 정리는 달러 환율 전망에 담아 두었습니다.
결론 — 8월 14일에 확인할 것
이번 분기 보고서의 진짜 메시지는 순이익 107%가 아닙니다. 버핏이 3년 동안 사지 않았던 주식을, 후임이 취임 반년 만에 샀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첫 대형 매수처가 알파벳, 즉 빅테크였습니다.
스타일이 바뀌었다는 신호로 읽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한 분기로 단정하기에는 이릅니다. 자사주는 기대의 절반이었고, 보험은 두 분기 연속 약했고, 주가는 여전히 시장에 뒤집니다.
그래서 다음 확인 지점이 중요합니다. 8월 14일 13F 공시입니다. 미확인 135억 달러가 알파벳처럼 기술주로 향했다면 방향 전환은 진짜입니다. 반대로 전통 산업에 흩어졌다면 알파벳은 예외적 한 방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정답을 미리 맞힐 필요는 없습니다. 나흘만 기다리면 사실이 나옵니다. 추측 대신 확인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굳이 서둘러 판단할 이유는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출처: 버크셔해서웨이 2026년 2분기 10-Q 및 실적 발표(2026년 8월 8일), 블룸버그·파이낸셜타임스·로이터·CNBC 보도, Stooq 시세(2026년 8월 7일 종가), 국세청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기준, 환율은 2026년 8월 10일 기준 1달러 = 약 1,410원 적용. 원화 환산액은 이 환율로 계산한 참고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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